"서울시발레단 3인3색 공연, 느낌대로 그림 그리듯 감상하세요"

"세 사람의 색이 확실히 달라서 재밌어요. 관객분들도 백지상태로 오셔서 있는 그대로, 느낌 그대로 그림을 그리...

2024-04-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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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 안성수·유회웅·이루다 안무가국내최초 컨템퍼러리 공공발레단…"무용계 새바람 일으킬 무대라는 사명감"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안무가들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안무가들

강민지 기자 = 서울시발레단 첫 공연 '봄의 제전' 안성수·이루다·유회웅 안무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4.16

최주성 기자 = "세 사람의 색이 확실히 달라서 재밌어요. 관객분들도 백지상태로 오셔서 있는 그대로, 느낌 그대로 그림을 그리고 나가시면 멋진 그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회웅 안무가)

봄을 맞아 형형색색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듯, 4월 발레 무대에서는 세 명의 안무가가 각자의 색을 담은 현대 발레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26∼2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리는 서울시발레단 창단 사전 공연 '봄의 제전'에서다. 8월 정식 창단 공연을 앞둔 발레단은 첫 번째 공연을 안성수(62), 유회웅(41), 이루다(38) 안무가의 트리플빌로 구성했다.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 '봄의 제전'에 큰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안성수 안무가는 "젊은 유능한 안무가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며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들이고 무용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밌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안성수 안무가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안성수 안무가

강민지 기자 = 서울시발레단 첫 공연 '봄의 제전' 안성수 안무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4.16

이들은 연습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얻었다고 이야기할 만큼 세 작품이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안성수 안무가의 '로즈'(ROSE)는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봄의 제전'에 창작 안무를 입힌 작품이다. 2009년 '장미-봄의 제전'이라는 이름으로 초연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안무를 새로 구성했다.

안 안무가는 "전에 만들었던 작품이 거친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제가 만들었던 버전 가운데 가장 부드럽고 아름답다"며 "토끼춤을 비롯해 가수 엄정화가 사용했던 안무 등 곳곳에 숨은 포인트 안무를 찾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유회웅 안무가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유회웅 안무가

강민지 기자 = 서울시발레단 첫 공연 '봄의 제전' 유회웅 안무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4.16

유회웅 안무가는 '노 모어'(NO MORE)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표현했다. 남성 무용수들은 주로 여성 무용수들이 신는 토슈즈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빠른 리듬을 만들어내며 힘찬 움직임을 선보인다.

여기에 유명 밴드 '실리카겔'의 드러머 김건재가 들려주는 통쾌한 라이브 연주를 더해 작품만의 색을 완성했다.

유 안무가는 "주변에서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N포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서 '이겨내자'라는 메시지로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며 "일어섰다 무너지는 동작이 반복되고 드럼 연주가 더해져 마지막에는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이루다 안무가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이루다 안무가

강민지 기자 = 서울시발레단 첫 공연 '봄의 제전' 이루다 안무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4.16

이루다 안무가는 '볼레로 24'(Bolero 24)에서 라벨의 '볼레로'를 재해석해 시간의 흐름과 윤회사상이라는 주제를 담았다. 낮과 밤, 빛과 어둠, 음과 양을 대비되는 움직임과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표현한다.

이 안무가는 "안무보다도 영상 후반작업에 더 힘을 실어 작업하고 있다"며 "둥근 원의 이미지, 순환하는 이미지에서 어떤 해석을 끌어낼지 고민하며 그래픽을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 사람은 관객이 어떤 색의 그림을 그리게 될지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다채로운 답변을 들려줬다.

안 안무가는 "제자가 분홍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장미와도 연결되는 색이라 분홍색이 떠오른다"고 말했고, 유 안무가는 "빛을 향해 달려간다는 의미에서 흰색을 떠오른다"고 답했다.

이 안무가는 "작품에 붉은 조명을 쓰고 있기도 하고, 분위기가 고조되다 터지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빨간색이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안무가들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안무가들

강민지 기자 = 서울시발레단 첫 공연 '봄의 제전' 안성수·이루다 안무가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4.16

세 사람 모두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안무가들이지만, 서울시발레단의 첫 번째 작품을 함께한다는 사실에 남다른 열의로 임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컨템퍼러리(현대) 발레에 초점을 맞춘 공공발레단이 출범했다는 점이 무용수들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이야기한다.

이 안무가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무용수들이 서울시발레단 이름으로 무대에 설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무용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무대에 선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안무가는 "한국 무용수들이 발레를 제일 잘하는데, 젊은이들에게 고국에서 일할 기회를 더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공연에 최선을 다해 임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고 밝혔다.

세 사람은 '봄의 제전'으로 첫발을 떼는 서울시발레단을 향해 어떤 기대를 걸고 있을까.

"서울시발레단이 한다고 하면 무조건 믿고 보는 무용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성수 안무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고 어떤 작품이 나올지 궁금한 발레단, 컨템퍼러리 발레를 끌고 가는 단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회웅 안무가)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포스터 서울시발레단 '봄의 제전'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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