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전문직 52% "5년 내로 홍콩 떠나는 것 고려 중"

홍콩 전문직의 절반 이상이 5년 내 홍콩을 떠나는 것을 고려한다고 응답한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24-04-27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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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15%는 "가능한 한 빨리"  지난 1일 중국 국경절을 맞아 홍콩 도심에 중국 국기와 홍콩 깃발이 내걸린 모습. 2023.10.5.

지난 1일 중국 국경절을 맞아 홍콩 도심에 중국 국기와 홍콩 깃발이 내걸린 모습. 2023.10.5.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전문직의 절반 이상이 5년 내 홍콩을 떠나는 것을 고려한다고 응답한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5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인재채용 전문 컨설팅 회사인 로버트월터스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홍콩 전문직 설문 보고서를 통해 응답자의 52.3%가 홍콩을 5년 내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약 15%는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고, 36.7%는 "3∼5년 내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콩 이탈'을 고려한다고 답한 이들의 96%는 이미 해외에서 일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으며, 51%는 27∼42세로 나타났다.

로버트월터스는 기술, 금융, 건설 등 다양한 분야 홍콩 전문인력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취업을 통해 국제적 경험을 얻으려는 바람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렇듯 대규모의 홍콩 전문직이 홍콩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고용주들은 인재들을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KFP는 "지난 3년여간 홍콩에서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외국인과 현지 주민 엑소더스(대탈출)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영국 정부는 2021년부터 2년 반 동안 특별 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에 도착한 홍콩인이 12만3천800명이라고 밝혔다.

영국으로 이주한 홍콩인들의 약 70%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라고 앞서 영국 당국이 설문 조사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홍콩에서 인력이 빠져나가자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작년 10월 시정 연설에서 "지난 2년간 노동 인구가 14만 명 줄었다"며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쓸어모으겠다"고 말했다.

이후 홍콩은 작년 12월 28일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개시하는 등 해외 인재 유치 비자 프로그램을 적극 가동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에 응답한 이들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거 홍콩의 '다양성'을 상징했던 서구 인력은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5가지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1∼7월 비자를 승인받은 사람의 90% 이상이 중국 본토인이라고 홍콩 이민국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모든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틀어 지원자 역시 중국 본토인들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으며 비자 승인을 받은 이들의 10명 중 9명 이상이 중국 본토 출신이라고 전했다.

반면 1∼7월 영국, 미국, 호주 출신 인력의 취업 비자 승인 건수는 2018년의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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