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새 CEO "인출한 자금 다시 맡겨달라"…FDIC는 매각 진행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의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은행 살리기에 ...

2023-03-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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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까지 파이퍼샌들러 등에 입찰제안서 요청…파산보호도 모색"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에 있는 로고 실리콘밸리 은행 본사에 있는 로고

김태종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에 있는 로고. 2023.3.12

김태종 특파원 =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은행 살리기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SVB의 새 CEO가 된 팀 마요풀로스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등 고객들과 가진 30분간의 통화에서 "은행을 살릴 수 있도록 자금을 다시 예치해 달라"며 호소했다.

마요풀로스는 SVB의 파산관재인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의해 CEO로 임명됐다. FDIC가 SVB를 실리콘밸리브리지은행(Silicon Valley Bridge Bank)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그는 SVBB의 CEO가 됐다.

변호사이자 기업인인 마요풀로스는 2012년 미국 금융회사 패니메이 CEO를 역임했으며, 앞서 2004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석 부사장 겸 자문위원을 지냈다.

그는 "미국 은행 시스템에서 예금을 넣어 놓을 수 있는 (이곳보다) 더 안전한 곳은 없다"며 고객들에게 자금을 다시 SVB로 예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SVB의 최고 경영진 중 최고운영책임자(COO) 외에 전 CEO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더 이상 고용되지 않는다며 SVB와의 단절도 강조했다.

그는 SVB의 앞날에 대해 이 은행이 계속 존재할 수 있게 되는 자본 재조정과 함께 매각, 청산 등도 거론하며 최종 어떻게 처리될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피드백이 은행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며 "고객과 벤처캐피탈, 업계의 피드백이 앞으로 정부 통제로부터 SVB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시간표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요풀로스는 "나도 이곳은 처음이지만, 우리가 어려웠을 때 여러분은 우리와 함께 인내했다"며 "여러분의 신뢰를 되찾을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1983년 설립된 SVB는 파산 절차에 들어가기 전까지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생태계와 함께 발전해 왔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에 각종 금융상품과 혜택을 제공하고 이들의 자금을 독점 예치하며 공생해 왔다.

그러나 SVB가 파산 절차에 들어가자 스타트업과 VC들이 돈을 인출해 가면서 일부 고객들은 SVB에만 돈을 예치한다는 계약을 어기게 됐다.

마요풀로스는 "스타트업들이 취한 긴급한 조치를 이해한다. 그러나 계약 위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예금이 돌아올 수 있도록 고객들과 매우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FDIC는 SVB 고객들에게 예금 전액 인출을 허용하면서 SVB의 매각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FDIC가 SVB와 뉴욕 시그니처은행 인수에 관심 있는 은행들에 오는 17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FDIC는 투자은행(IB) 파이퍼샌들러에 SVB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SVB 처리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자산 구매자를 찾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VB는 이와 함께 파산 신청은 아직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파산보호 신청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산보호는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방식으로서, 채무 이행을 일시 중지시키고 자산 매각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절차다.

이 관계자는 "투자은행과 벤처캐피털 사업을 중심으로 다른 구조조정과 자본확충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자산 매각을 위한 옵션으로 파산보호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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